데이비드 조지 해스컬의 『숲에서 우주를 보다』는 단순한 자연 탐구서가 아니다. 저자는 작은 공간에서 우주적 통찰을 발견하며, 자연의 모든 요소가 상호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그의 글쓰기 방식은 동양적 만다라(Mandala) 개념과도 맞닿아 있다. 만다라는 불교와 힌두교에서 우주의 구조를 형상화한 상징이며, 전체와 부분이 조화를 이루는 원형 패턴이다. 해스컬은 숲 속 한 지점을 면밀히 관찰하며 이곳에서 전 우주의 원리를 읽어내는데, 이는 만다라의 사유 방식과도 일맥상통한다. 이 서평에서는 『숲에서 우주를 보다』가 어떻게 자연과 인간, 그리고 만다라적 시선을 연결하며 독자에게 깊은 성찰을 유도하는지 살펴보겠다.
1. 만다라라는 숲의 작은 우주
해스컬은 이 책에서 "원형적 사고"를 바탕으로 자연을 탐구한다. 그는 특정한 한 지점, 즉 "맨해튼 북쪽의 작은 숲"을 선택해 지속적으로 관찰하며, 거기에서 벌어지는 미세한 변화들을 포착한다. 이 작은 공간은 단순한 숲이 아니라, 지구의 축소판이자 하나의 우주적 상징이다.
그가 숲속의 한 점에서 출발하는 방식은 만다라적 사유와 유사하다. 만다라는 중심에서 시작하여 외부로 확장하는 패턴을 갖는다. 해스컬 역시 한 곳을 응시하면서 점진적으로 그곳을 둘러싼 생태계 전체로 시선을 넓혀간다. 작은 이끼 하나에도 태초부터 이어져 온 생명의 흔적이 스며 있고, 바람 한 점에도 지구 대기의 흐름이 깃들어 있다.
그는 자연을 단순한 연구 대상이 아니라, 마치 하나의 살아 숨 쉬는 유기체로서 다룬다. 숲의 뿌리, 미생물, 곤충, 나무 한 그루까지도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이 모든 것이 하나의 조화로운 원을 그리며 존재한다는 사실을 독자들에게 전달한다. 이는 만다라가 단순한 상징이 아니라, 우주와 생명의 근본적인 연결성을 나타내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2. 자연과 인간, 그리고 존재
해스컬이 강조하는 것은 자연과 인간이 결코 분리된 존재가 아니라는 점이다. 그는 인간이 자연을 지배하는 존재가 아니라, 자연 속에서 함께 호흡하며 살아가는 존재임을 강조한다.
책에서는 다양한 자연 요소들이 등장한다. 흙 속의 미생물, 오래된 나무의 나이테, 그리고 바람을 타고 이동하는 꽃가루까지—이 모든 것이 단절된 개체가 아니라, 서로 밀접하게 연결된 네트워크의 일부다. 특히 저자는 소리를 통해 자연을 이해하려 한다. 새소리, 바람소리, 빗방울이 나뭇잎을 스치는 소리까지도 각각의 고유한 의미를 지닌 메시지로 해석한다.
이는 불교에서 말하는 "연기법(緣起法)"과도 맞닿아 있다. 연기법은 모든 존재가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존재와의 관계 속에서만 의미를 지닌다고 설명한다. 해스컬은 숲의 소리, 나무의 움직임, 곤충의 날갯짓까지도 전체 생태계와 연결된 필연적인 흐름으로 바라본다.
이러한 관점은 만다라의 세계관과도 유사하다. 만다라는 중심과 주변이 서로를 반영하며 존재하는 조화로운 구조를 가진다. 해스컬의 관찰 방식 역시 중심을 설정하고 주변으로 확장해 나가며, 모든 것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구조 속에서 의미를 가진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숲에서 우주를 보다』는 단순한 생태학적 탐구를 넘어, 존재론적인 질문을 던지는 철학적 저작으로도 읽을 수 있다.
3. 현대 사회 속에서 자연의 의미
오늘날 우리는 기술 발전과 도시화로 인해 자연과 단절된 삶을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해스컬은 우리가 자연과 연결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그것은 거창한 실천이 아니라, 단순히 주변의 작은 자연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다.
그는 책에서 "자연을 이해하는 것은 결국 우리 자신을 이해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만다라가 명상을 통해 내면을 성찰하는 도구라면, 해스컬이 제안하는 자연 관찰법 또한 일종의 명상과 같다. 숲 속의 작은 변화를 눈여겨보고, 나무 한 그루가 살아온 시간을 상상하며, 새소리를 들으며 그들의 언어를 해석하는 것—이 모든 과정은 우리가 자연과 다시 연결되는 길이다.
이러한 점에서 『숲에서 우주를 보다』는 단순한 자연 에세이가 아니라,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성찰하는 철학적 성격을 띤다. 책을 읽고 나면, 우리가 평소 지나쳤던 작은 자연의 소리와 움직임이 새롭게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그것은 마치 만다라의 패턴이 점점 선명해지며, 우주적 진리를 깨닫게 되는 과정과도 닮아 있다.
추천하는 이유
데이비드 조지 해스컬의 『숲에서 우주를 보다』는 작은 공간에서 출발해 거대한 생태적, 철학적 통찰로 나아간다. 그는 숲을 단순한 연구 대상이 아니라, 우주적 조화가 담긴 장소로 바라보며, 자연과 인간, 그리고 모든 생명이 연결되어 있음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특히 그의 접근 방식은 동양적 만다라 개념과 닮아 있다. 만다라는 중심에서 시작해 점점 확장되는 구조를 가지며, 각각의 요소가 전체와 연결된 균형 잡힌 세계관을 반영한다. 해스컬의 자연 탐구법도 마찬가지다. 그는 숲 속 한 점을 들여다보면서 점점 더 넓은 우주의 원리를 발견하고, 이를 통해 인간 존재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게 한다.
이 책은 단순한 자연 에세이가 아니다. 그것은 철학이며, 명상이며, 그리고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던지는 깊은 질문이다. 우리는 얼마나 자연과 연결되어 있는가? 그리고 그 연결 속에서 우리는 어떤 의미를 찾을 수 있는가? 『숲에서 우주를 보다』는 이러한 질문에 대한 하나의 답을 제시하며, 독자들에게 새로운 시각을 열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