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정홍 작가의 『부끄럽지 않은 밥상』은 단순한 요리책이 아니다. 이 책은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밥상이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지,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가치를 되짚어 보는 철학적 에세이다. 저자는 직접 농사를 짓고, 그 땅에서 자란 곡식과 채소를 통해 건강한 식탁을 차리며 얻은 깨달음을 독자들에게 진솔하게 전달한다.
1. 자연과 조화
책의 중심에는 자연과 함께하는 삶이 자리 잡고 있다. 서정홍 작가는 식재료 하나하나에 담긴 노력과 자연의 선물을 소중히 여긴다. 시장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들이 아닌, 직접 키운 농작물과 정성스레 만든 음식들이 밥상을 채운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우리가 먹는 음식이 어디에서 오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된다.
특히, 저자는 대량 생산된 가공식품보다는 제철 식재료와 직접 만든 음식이야말로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만든다고 강조한다. 이는 단순히 건강을 위한 선택이 아니라, 환경을 보호하고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한 실천이기도 하다. 패스트푸드나 인스턴트 음식이 편리하지만, 그 이면에는 환경 파괴와 건강 문제라는 대가가 따른다. 저자는 이러한 현실을 직시하고,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식생활을 선택하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말한다.
책에서는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작가가 직접 경험한 농사 이야기와 그 과정에서 느낀 점들이 솔직하게 담겨 있다. 땅을 일구고 씨앗을 심으며 자연이 주는 선물을 기다리는 과정 속에서, 그는 자연과의 공존을 배운다. 그리고 그 깨달음을 독자들에게 전하며, 우리가 먹는 음식이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자연과의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임을 강조한다.
2. 한 끼의 의미
『부끄럽지 않은 밥상』에서 저자가 강조하는 또 다른 핵심 메시지는 ‘소박한 밥상의 가치’다. 화려한 음식이 아닌, 정성이 담긴 소박한 한 끼가 우리를 행복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밥 한 공기, 반찬 한 가지에도 담긴 깊은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그는 우리가 먹는 음식이 단순히 배를 채우기 위한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음식에는 그것을 만든 사람들의 노력과 정성이 담겨 있으며, 그 과정을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밥 한 공기를 짓기 위해 필요한 쌀 한 톨에도 농부의 땀이 스며 있고, 밥상을 차리는 과정에도 정성이 깃든다. 이런 생각을 하면, 우리는 음식을 더 소중히 여기게 되고 감사한 마음을 가지게 된다.
또한, 저자는 공장에서 대량 생산된 음식이 아니라, 직접 손으로 만들어진 음식이 가진 따뜻함과 가치를 강조한다. 가족과 함께 나누는 따뜻한 한 끼의 식사는 단순한 영양 공급을 넘어, 마음까지 풍요롭게 만든다. 현대 사회에서 바쁜 일상 속에서 우리는 종종 끼니를 때우는 것으로만 생각하지만, 이 책은 그 식사의 의미를 다시금 되돌아보게 하며 무엇이 중요한지 우리에게 그 의문을 제시한다.
3. 밥상은 삶을 비추는 거울
이 책은 단순히 건강한 식습관을 권장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가야 하는지를 질문한다. 우리는 매일 밥을 먹지만, 정작 그 밥상의 의미를 곱씹어 본 적은 많지 않다. 서정홍 작가는 밥상이 곧 우리의 삶을 비추는 거울임을 일깨워 준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오늘 차리는 한 끼의 밥상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질 것이다. 나아가 우리가 먹는 음식이 어디에서 왔으며, 어떤 과정을 거쳐 식탁에 오르는지에 대해 고민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무엇을 먹느냐가 우리의 몸뿐만 아니라, 삶의 방식까지 결정한다는 점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음식 하나를 고르는 작은 선택이 결국 우리의 가치관을 반영하며, 그 선택이 쌓여 우리의 삶을 만들어 간다.
『부끄럽지 않은 밥상』은 바쁜 현대 사회에서 잊혀가는 식사의 의미를 다시금 상기시키는 책이다. 우리는 어떤 밥상을 차리고 있는가? 우리의 식탁은 환경과 사람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모습인가? 이 책은 그런 질문을 던지며, 더 나은 삶을 위한 작은 실천을 독려한다. 오늘, 당신의 밥상은 당신에게 과연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가?